밤에너무깨요
2013.12.06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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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2-08-18
얼마전방문하여 상담을받았었는데. 알려주신데로 밤에시원하게재우고 자기전 우유를끊으시라하시더라구요. 한. 일주일정도 노력을했는ㄷ데요. 자기전우유를. 안줘서그런건?
답변내용
안녕하세요?
포항 함소아의 여인효 원장입니다.
지난 진료 시 알려드린 여러 팁을 이용해서 노력하시는 데도 잘 좋아지지 않아서 상담을 주셨는데 답답한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되네요.
밤에 자주 깨서 우는 증상을 야제증이라고 하는데 그 야제증은 단순한 이유로 발생하지는 않습니다. 상당히 복합적인 원인으로 발생하면서 상황에 따라 주된 원인이 조금씩 달라지기도 한답니다.
그래도 대원칙은 있는데 숙면을 하기 위해서는 배가 고파서도 안 되지만 위에 음식이 들어있으면 더 나쁩니다. 그래서 자기 전에는 당연히 음식을 먹지 않아야합니다. 다만 영유아는 수면을 유지하는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수유를 하는 것일 뿐입니다. 진료 시에도 설명드렸듯이 예찬이는 이미 그럴 나이가 한참 지났습니다. 어떤 이유에서도 정기적인 수유는 하지 않아야합니다.
우유나 분유는 잠자기 1시간 전에 마시면 큰 지장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것도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최근까지 야간수유를 했던 예찬이의 경우라면 소화력이 떨어지고 위장관 운동기능이 약해져있을 것이 거의 확실하기 때문에 그 정도 시간으로는 위에서의 소화가 끝나고 소장으로 다 빠져나갔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잠을 깰 시간이 가까운 새벽에 일어나서 우는 것은 공복감을 느낀 것이 맞기는 합니다. 그래도 그 시간에 음식을 먹는다면 해결이 되지 않고 같은 일이 반복될 뿐입니다. 만약 불가피하게 음식을 먹였다면 그냥 일찍 일어나서 활동하도록 만들어야합니다. 먹고 다시 자면 위에서 설명드린 일이 또 반복됩니다. 그 시간에 깨는 것이 없어지려면 음식을 먹고 자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 식습관과 수면습관을 잘 유지하도록 하여서 위장관의 기능이 완전히 회복되게 만들어야합니다. 그러면 그렇게 깨서 배고프다고 보채지 않습니다. 미봉책으로 현재 상황을 지속시킬 것인지 좀 고생스럽지만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통해 근본적인 해결을 할 것인지의 차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왜 실내 온도도 잘 맞췄고 수유도 중단했었는데 좋아지지 않았을까요?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약해진 비위가 약을 쓰지 않고 좋아지려면 얼마나 나빴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최소 1개월에서 최대 3개월 정도의 시간이 지나야만 회복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1개월 후에 경과를 확인하자고 했던 것입니다.
수면리듬이 변하는 것은 아이들의 경우 1주일에서 10일 정도면 충분하지만 그 변한 리듬이 생활습관으로 굳어지려면 최소 2개월 이상이 필요합니다. 즉 일주일은 아이에게 변화를 느끼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는 것이 첫번째 이유입니다.
물론 그 외에도 좀 더 결정적인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바로 비염증상에 가까운 코딱지가 아닐까 예상됩니다. 실내 온도를 떨어뜨리면 온도가 높을 때보다 습도가 높아지기는 하지만 대기의 습도 자체가 너무 낮아서 그냥은 한계가 있습니다. 코막힘이 있는 아이들에게 가장 적절한 습도는 60%라고 합니다. 그러나 겨울철에는 곰팡이가 생길 정도로 눅눅하게 만들지 않는 한 그 정도는 불가능에 가깝죠. 그래서 40-50% 정도의 습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야합니다. 그것도 상당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런 외부적인 환경도 중요하지만 아마 현재의 예찬이는 외부습도가 50%를 넘겨서 조절해줘도 다소의 코막힘이 있을거라고 예상됩니다. 코딱지는 외부환경 보다는 몸상태가 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한의학에서 음기가 상하고 진액이 말랐다고 하는 상태가 되면 코딱지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돌처럼 딱딱해져서 코피까지 나면 많이 심한 것이고 그냥 막이 하나 생기듯이 딱딱하지 않은 코딱지라면 수면만 좋아지면 다른 조치를 하지 않더라도 회복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여기서 잘 보면 결국 수면이 좋지 않아서 코막힘이 생긴 것이고 수면이 좋아지면 코막힘이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악순환의 고리를 어떻게든지 끊어줘야하는데 꾸준한 내원이 어려운 상황이라 제가 당장 큰 도움을 드리긴 어렵고 힘들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시간을 투자해서 회복시켜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코막힘이 많이 심하다면 다른 것은 몰라도 그에 대한 약을 쓰는 것은 고려할 수 있겠습니다.
다시 한번 정리해서 말씀드리자면 저녁을 먹은 후에는 아무 것도 먹지 않는 것이 원칙이어야하고 잠드는 시간이 9시를 넘지 않도록 해야하며 실내온도는 아이가 더워하지 않도록 23도 정도를 기준으로 하되 무엇보다 누운 자리에서 등이 뜨끈하지 않도록 조심해야합니다. 즉 방바닥에서 자면 온도를 조금 더 낮추는 것도 고려해야하고 침대에서 자면 약간 더 높여도 상관 없습니다. (이러면 아이는 7시를 전후해서 일어날 것입니다.)
이 원칙은 꾸준히 지키면서 나머지는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절해야합니다. 특히 호흡기 그 중에서도 코의 상태에 대해서 늘 살피시고 대변의 상태와 회수도 관리를 해줘야합니다.
만약 이 모든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혀 변화가 없거나 더 나빠지거나 하는 예상과 다른 반응을 보인다면 내원하셔서 진료를 다시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증상만 가지고 설명드리고 예상하는 것에는 한계가 따르니까요.
설명이 길었지만 결국 지난 진료에서 설명드린 내용의 반복인 것 같네요. 아이가 잠을 편안하게 잘 자야 본인도 편하고 엄마도 편할텐데 걱정이네요. 한시라도 더 빨리 좋아지기를 기원드립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