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졌습니다. 낮과 밤의 일교차가 커지면서 콧물 기침과 같은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호흡기 증상은 한겨울보다 오히려 지금 같이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더 심한데요. 우리 몸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해야하는데, 하루 중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의 차이가 크면 그만큼 극심한 온도 변화에 적응하느라 힘들게 됩니다. 특히 아이들은 호흡기가 아직 성인처럼 완전하게 성숙되지 않았기 때문에 쉽게 증상이 나타나고 오래갑니다. 그래서 평소 감기가 자주 걸리거나 비염, 축농증이 있는 호흡기가 약한 친구들은 환절기에 특히 신경을 써주셔야 합니다.

우선 실내온도는 22-24도, 습도는 50-60%를 유지해주세요. 22도 정도면 약간 서늘하다고 느낄 수도 있는데 아이들은 체열이 높아서 성인보다 적정 온도를 살짝 낮게 해주는 게 더 좋습니다. 그리고 외출 시에는 얇은 옷을 여러 장 입고 더울 경우 한 벌 씩 벗게 해주세요. 낮엔 아직 덥다고 얇게 입고 나갔다가 저녁에 쌀쌀해지면서 감기에 걸리기 쉽습니다. 그리고 아침엔 찬 음식은 피해주세요. 수면 시에 내려간 체온이 기상 후 정상체온으로 되돌아오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는데 찬 음식을 바로 먹으면 몸이 더 냉해질 수 있습니다.

건조한 기관지 점막을 촉촉하게 하도록 물을 수시로 마시는 것도 아주 중요합니다. 한 번에 많이 먹지 못하더라도 소량이라도 수시로 마시는 게 좋습니다. 기관지에 좋은 도라지를 도라지청으로 만들어서 복용하거나 오미자차를 먹는 것도 좋구요. 콧물이나 코 막힘이 심한 아이라면 식염수 코 세척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단 잠들기 직전에 코 세척을 하면 코에 남아있는 물이 자다가 귀로 넘어가 중이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저녁엔 잠들기 2-3시간 전에 해주세요.

아이들은 기관지가 약해서 감기가 쉽게 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오래 심한 기침은 치료를 하셔야 합니다. 꼭 필요한 경우엔 항생제를 쓰는 게 맞지만, 너무 오래 쓰면 소화가 안 되고 컨디션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한약으로도 치료가 잘 됩니다. 기관지 점막을 따듯하고 촉촉하게 해주는 마행감석탕(麻杏甘石湯)이나 맥문동탕(麥門冬湯) 같은 처방이 대표적입니다. 다만 에는 기침의 종류를 16가지로 구분해 놨는데 이처럼 한의학에서는 기침의 원인이 다양하며 각자에 맞게 치료해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아이의 기침이 너무 오래가면 꼭 한의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