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시작되면서 아침, 저녁으로 많이 쌀쌀해졌습니다. 이렇게 일교차가 크고 대기가 건조한 시기엔 호흡기 증상이 생기기 가장 좋습니다. 실제 비염과 감기로 내원하는 아이들이 늘고 있습니다.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기침만 해도 주변에 눈치가 보이니까 혹시 감기에 걸리진 않을까 더욱 걱정되실 거에요. 호흡기 건강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실제 소아한의원에 내원하는 가장 많은 질환은 잦은 감기나 비염 같은 호흡기 질환입니다. 호흡기 증상이 오래 가면 성장에도 지장을 받기 마련입니다. 내가 가진 에너지의 대부분을 감기나 비염 증상을 고치는데 써버리기 때문에 성장에 집중할 에너지가 부족해지는 거죠. 그래서 호흡기 증상이 잦은 아이라면 호흡기를 튼튼하게 해주는 것이 곧 성장치료가 됩니다. 반대로 먹는 양이 적고 배탈이 잦은 소화기가 약한 아이나 밤에 자주 깨고 잠들기 어려워하는 아이가 감기도 자주 걸린다면 단순한 호흡기 보강 뿐 아니라 소화와 수면상태도 같이 개선해야 합니다. 먹고 자는 걸로 대부분의 에너지를 생산하는데, 절대적인 에너지 생산이 부족하다 보니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감기도 자주 걸리게 되는 거죠. 이처럼 한의학에서는 아이 상태에 맞게 면역력을 높여주는 보강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말씀 주신 아이들의 경우 평소에도 추위를 많이 타는 걸 보면 기초 체온 자체가 낮은 친구인 것 같습니다. 소아는 순양지체(純陽之體)라고 하여, 기본적으로 열에너지가 높기 때문에 성인보다 상대적으로 열이 많고 더위를 많이 탑니다. 그래서 우리 아이는 더위와 추위를 둘 다 탄다고 하는 경우는 몸이 찬 체질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아이들은 왠만해선 추위를 잘 안타거든요. 이런 경우라면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육계(肉桂)나 마황(麻黃) 같은 약재가 포함된 처방을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소화는 잘 되는지, 잠은 잘 자는지 같은 기본적인 사항 먼저 체크해봐야겠죠. 원인에 맞게 몸을 건강하게 해주면 면역력이 좋아져 호흡기 증상도 덜하게 됩니다. 호흡기 증상은 지금 같은 환절기에 특히 심해집니다. 증상이 더 진행되기 전에 미리 가을 보강 한약으로 몸을 튼튼하게 해서 올 가을 겨울을 잘 넘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